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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복이의 서재

[동급생] - 프레드 울만 Runion Fred Uhlman

프레드 울만 [동급생]

 

2017년 봄 한국에서 받은 책 택배 중 가장 먼저 꺼내 읽고 싶었던 책은 [동급생]이었다

 

여기저기서 너무나도 극찬을 하는 책이라 읽기가 꺼려졌지만

 

그 마지막 한줄이 너무나도 대단하다는 그 평들에 이끌려 먼저 읽을 수 밖에 없었다

 

열린책들에서 출판된 [동급생]은  150 페이지가 되지 않는 얇은 중편소설이다

 

저 얇은 책 속에 도대체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?

 

프레드 울만의 [동급생]

 

 

이 책

 

2차 세계대전 당시.

독일 귀족집안의 소년과 평범한 유대인가정의 소년의 우정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

 

소설이기 때문에 줄거리와 결말은 별로 쓰고싶지 않다

" 무조건"직접 읽어보길 권한다

 

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마을에 대한 묘사가 너무도 선명하게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고

담백하면서도 세심하게 표현되는 10대 소년들이 심리가 너무도 아름답다

 

이 책은 이러한 찬사가 아깝지 않다

 

2018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읽기엔 와 닿지 않는 인물묘사나 대사들이 있긴 하지만,

이 책은 1970년대에 씌여졌고 배경은 1930년대 이다

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되어 있지 않던 시대이고 순수한 10대 소년들의 이야기 이다

 

앞부분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[데미안]이 떠오르기도 한다

 

나의 10대 시절, 새 학기가 되면 순수한 마음으로 친해지고 싶은 친구를 찜해놓곤 했던 기억도 떠오른다

 

그러나

 

무엇보다도 이 책의 매력은 마지막 한 줄에 있다

도대체 한줄의 글귀가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다들 난리인가 하고 의심할 수도 있다

 

하지만, 어떤 내용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전율을 느끼게 된다

책을 덮는 순간 나는 머리가 멍해지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

 

그리고 몇 분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

그리고 그 다음 몇 분동안은 '우와~~ 우와~~ 우와~~'를 반복했다

 

 

아직까지 읽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

 

 

 

그는 1932년 2월에 내 삶으로 들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.

 

내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절망의 원천이 될 그 소년에게 처음 눈길이 멈췄던 것이 어느 날 어느 때였는지를 나는 지금도 기억할 수 있다.

 

<내가 그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는 친구>라고 쓰기 전에 나는 잠시 망설였다. 그러나 30년이 지난 뒤에도 나는 이것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으며 내가 친구를 위해 -그야말로 기뻐하며-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믿는다.

 

열여섯살에서 열여덟 살 사이에 있는 소년들은 때때로 천진무구함을 심신의 빛나는 순결함, 완전하고 이타적인 헌신을 향한 열정적인 충동과 결부시킨다. 그 단계는 짧은 기간 동안에만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 강렬함과 독특함 때문에 우리의 삶에서 가장 귀중한 경험 가운데 하나로 남는다.

 

내가 보기엔 가능성은 단 두 가지 뿐이었다. 하느님이라고는 없든지 만일 있다면 힘이 있는데 극악무도하거나 힘이 없어서 쓸데없는 하나님이거나. 나는 자비로운 창조주에 대한 모든 믿음을 마지막 하나까지 깡그리 버렸다.

 

내가 정말로 하고싶었던 일, 그러니까 훌륭한 책 한 권과 한 편의 좋은 시를 쓰는 일은 결코 하지 못했다는 것을. 처음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했고 돈이 있는 지금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한다. 그런 이유로,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는 나 자신을 실패자로 본다.

 

그러한 나에게 남겨진 단 한 줄 ....

 

강추강추 ♡